"비 많이 오면 골로 간다!"... 분당탄천 '신기·백궁보도교 보도부 철거' 현장 가보니- 탄천에 강관 비계·가림막 설치... 집중 호우시 쓸려 내려가 피해 불보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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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4월 5일 오전 9시 45분경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탄천을 횡단하는 정자교의 보도가 순식간에 붕괴되면서 당시 이곳을 지나던 40대 여성 1명이 숨지고, 20대 남성 1명이 크게 다쳤다.
성남시에 따르면 정자교 붕괴사고 이후 정자교를 비롯한 분당구 전체교량(탄천 19개 교량, 지천 32개 교량)에 대한 긴급 정밀안전진단을 추진해 작년 10월부터 교량 위험 부위 철거 및 보수·보강공사를 위한 실시설계에 착수했다.
성남시는 현재 분당구 전체 51개 교량중 신기보도교, 백궁보도교, 양현교 3개 교량에 대해서는 설계가 완료돼 지난 3월 29일 보수보강 공사에 착공했다. 나머지 교량도 지장물 이설 및 설계가 완료되는 대로 순차적으로 공사를 추진할 예정으로 있다.
본지 기자는 분당 탄천의 신기보도교와 백궁보도교 현장을 찾아 보도부 철거작업이 현재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확인해 보았다.
두 곳 현장을 둘러본 결과, 거의 비슷한 시기에 동일한 공법으로 철거작업이 진행 중이었다. 교량 좌·우측 보도부를 철거하기 위해 강관 비계(가시설 : 임시시설)를 설치 중이거나 설치가 완료된 상태였고, 신기보도교는 보도부 콘크리트를 절단하고 있었다.
탄천에 비 많이 오면 대책없다(?)
먼저, '신기보도교 절단 및 보수·보강공사'을 찾았다. 이곳 현장은 강관 비계와 가림막 설치가 완료되었고, 철거 대상물인 보도부는 홀(HOLE) 천공이 완료된 상태에서 콘크리트 절단기인 다이아몬드 와이어 쇼(DIAMOND WIRE SHOW)로 절단(컷팅) 작업이 이미 이루어지고 있었다.
다이아몬드 와이어 쇼 절단작업은 다이아몬드 비트가 일정 간격으로 장착된 철제 와이어를 고속 회전시켜 절단해 나가는 공법이다. 기존 구조물의 손상을 최소화하면서, 소음·진동을 줄이는 도심지 해체·철거 공법 중의 하나다.
신기보도교는 아치형 교량으로서 중간 지점에서는 하천바닥과 교량슬라브(상면)간 높이가 약 15m정도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현장을 둘러본 결과, 일부 강관 비계는 하천 바닥 맨땅에 설치되어 있었다.
이 정도의 높이라면 바닥을 다지고 평탄작업을 하고 나서, 기초콘크리트를 타설·양생한 후, 그 위에다 강관 비계를 설치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시공업계 한 관계자는 "비가 많이 오면 쓸려 내려갈 수 있는 강관 비계에다 가림막까지 설치했으니 보기만 해도 아슬아슬해 보인다"며, "비가 많이 오면 강관 비계 바닥으로 물이 넘칠텐데 바닥에 기초콘크리트 등으로 지반 보강없이 맨땅에다 강관 비계를 설치한 건 이해할 수 없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이에 대해 성남시 도로과 관계자는 "설계에는 강관 비계 하부에 기초콘크리트 보강이 없다"면서 "우기철전에 6월 15일 이전까지 신기·백궁보도교 보도부를 철거 완료하겠다"고 말했다. 또 "강관 비계를 추가 보강토록 하겠다"고 밝혔다. 강관 비계 하부의 기초 콘크리트 보강 여부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했다.
신기보도교 공사관계자는 뉴스브레인과 통화에서 "보도부 콘크리트 홀(HOLE) 천공과 절단은 3주 정도 공사기간을 잡고 있다"면서, "강관 비계 상부에는 인부 2명 정도 홀에 체인을 걸기 위해 작업하기 때문에 상재 하중(지반이나 바닥 위에 적재되는 하중)이 적어 큰 위험이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우기철전에 보도부 철거를 끝내야 하기 때문에 6월 15일 이전에 철거를 마칠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신기보도교에서 얼마 떨어져 있지 않은 '백궁보도교 절단 및 보수·보강공사' 현장을 찾았다. 이곳의 철거 공법은 신기보도교와 같으나 공정은 다소 늦어 보였다.
강관 비계 설치작업이 한창 진행 중이었다. 보도부 콘크리트 홀(HOLE) 천공과 절단은 전혀 진행되지 않았다. 아마도 강관 비계가 설치되고 나서 홀 천공과 절단 작업이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곳 백궁보도교도 강관 비계 하부엔 기초콘크리트 설치가 설계에 없어 일부는 맨땅에 강관 비계를 설치하고 있었다.
현장에서 만난 백궁보도교 공사관계자는 "강관 비계 하부 기초콘크리트 보강을 성남시에 요청했으나 반영되지 않았다"면서 "보도부 콘크리트 홀(HOLE) 천공과 절단은 3주 정도 예상하고 있다. 우기철전인 6월 15일전에 철거를 끝내려고 한다"고 말했다. 신기보도교와 같이 6월 15일 이전에 철거를 끝내려고 한 점은 동일했다.
강관 비계 설치의 적정성 등 검토 필요
신기·백궁보도교를 시작으로 탄천의 많은 교량들이 보도부 철거작업이 조만간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자칫 무리하게 철거작업을 하려다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성남시 도로과 등 관계부서에서는 강관 비계 설치의 적정성 등 검토와 적기에 공사 발주, 안전사고 방지대책, 공사 품질관리 등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으로 보여진다.
시공사 또한, 안전사고 예방 및 부실공사 방지 등에 각별한 노력을 기울여 절단 및 보수·보강 작업을 해나가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한편, 지난 4월 30일 경기남부경찰청 광역수사단 형사기동대는 지난해 정자교 붕괴 사고와 관련, 성남시청·분당구청 공무원 11명 중 3명에 대하여는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하고(법원에서 기각), 4명은 불구속 송치 결정했다고 밝혔다. 또, 점검업체 관계자 10명도 혐의가 인정되어 (불구속) 송치 결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